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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법

5온(蘊).12처(處).18계(界)

일체법이란 ‘일체의 존재’를 말한다. 앞에서 이미 말했듯이 불교가 목표로 하는 것은 오직 한가지 뿐이다. 인간 문제의 해결,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간 고(苦)의 해결이다. 그런데 불교 경전에서는 인간 문제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일체법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가르침을 펴고 있다. 이것은 불교가 자연과학이나 철학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가 일체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해 함으로서 인간의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풀기 위해서 이다. 우리는 일체법의 참된 모습을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에 집착하고, 집착함으로서 그것이 변하거나 사라질때 괴로워 하게 되는 것이다.

일체법을 분류하는데는 여러 가지방법이 있다. 대상은 한 가지 이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설명 할 수도 있고 좀 더 자세하게 할 수도 있다. 물질을 위주로 설명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정신을 위주로 할 수도 있다. 일체법을 이해하는 사람의 성향이나 능력, 또는 수준에 따라 다른 설명들이 필요한 것이다. 초기 경전에 나오고 있는 일체법의 분류 방법 가운데서 가장 일반적이고 구체적인 것은 5온, 12처, 18계이다. 정신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위해서는 5온을, 그리고 물질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위해서는 12처를, 또 정신과 물질 모두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위해서는 18계를 설해서 물질과 정신이 모두 실체적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1. 5온(五蘊: skhanda )

5온에 대해서는 위에서 이미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존재와 관계된 것이 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나의 존재’란 5개의 요소로 이루어 진 것, 그리고 그것은 실체적인 아(我)가 아니라는 것, 즉 무아(無我)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5온으로서 일체법을 설명할 때는 5온이 개인 존재만이 아니라 일체의 만물을 가리키는 것이다. 일체법은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5온 가운데서 색온(色蘊)은 물질 전체를 말하는 것이고, 수온(受蘊), 상온(想蘊), 행온(行蘊), 식온(識?)등 4온은 정신일반을 가리키는 것이다. 일체법은 이와같은 5개의 요소가 결합해서 항상 변하면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서 어디에도 실체적인 것이 없다. 결국 일체법은 무아이고 무실체적이라는 것이다. 5온을 설하는 대상은 물질은 끊임 없이 변하는 것으로서 무상하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정신은 실체적인 것으로서 영원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래서 5온이론에서는 정신적인 것도 실체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 물질 부분보다는 정신부분에 대한 설명을 훨씬 더 상세하게 하고 있다. 5온은 상근기(上根機)에 속하는 사람을 위한 설명이다. 근기란 붓다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상근기, 즉 법을 이해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은 5온에 대한 설명만 들어도 일체법이 실체적이 아니라는 것[無我]을 이해 할 수 있다.

2. 12처(十二處, ayatana)

12처의 처(處)는 ayatana에서 번역된 말로서 구역(舊譯)에서는 ‘입’(入)이라고 했다. 이말은 ‘ayat’와 ‘ana’로 이루어져 있는데, ‘ayat’는 ‘들어오는’ 의 뜻이고, ‘ana’는 ‘것’과 ‘곳’이라는 2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ayatana라는 말은 ‘들어 오는 곳’[處] 또는 ‘들어 오는 것’[入]이라는 의미이다.

12처란 눈[眼根], 귀[耳根], 코[鼻根], 혀[舌根], 몸[身根], 마음[意根]등 6개의 감각기관[6根]과 그것에 상응하는 6개의 대상, 즉 빛깔과 형태[色境], 소리[聲境], 냄새[香境], 맛[味境].닿을 수 있는것[觸境], 생각[法境]등을 합친 것이다. 보는 작용은 눈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듣는 작용은 귀를 통해서, 냄새 맡는 것은 코를 통해서, 맛보는 것은 혀를 통해서, 감촉은 몸(몸의 각 부위에 있는 피부)을 통해서, 생각은 마음[意]을 통해서 이루어 진다. 이들 눈,귀,코,혀,몸,마음[眼耳鼻舌身意]등을 6개의 기관이라는 이라는

의미에서 6근(根)이라 부르고, 6내처(六內處)라고도 한다. 6근의 근은 기관(器官)이라는 의미 이외에, 기관이 가지고 있는 기능까지를 포함한다. 안근이라고 해서 안구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볼수 있는 눈의 기능까지 포함한다. 6근에서 제6의 의근(意根)은 기능만 존재하지 실제로 구체적인 기관은 없다. 그러나 여기에서 의식(意識)이 생기므로 일종의 기관임에는 틀림없다.

6근에 상응하는 바깥 세계의 대상, 즉 빛깔과 형태,소리, 냄새,맛, 닿을 수 있는것, 생각[色聲香味觸法]등을 6경(六境)이라 부르고, 6외처(六外處)라고도 한다. 정신작용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감각기관과 거기에 상응하는 대상이 만나야 된다. 즉 눈에는 빛깔, 또는 형태가, 귀에는 소리가, 혀에는 맛이, 몸[피부]에는 첩촉할 수 있는 것이, 마음[意根]에는 생각[法]이 만나야 한다. 여기에서 법을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좀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마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12처 가운데서 ‘11처(處)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현상’ 이다.

12처란, 다시 말해서 6근과 6경, 즉 6내처와 6외처를 합친 것으로서 다음과 같이 표시 할 수 있다.

6근 6경
1) 안처(眼處)----7) 색처(色處)
2) 이처(耳處)----8) 성처(聲處
3) 비처(鼻處)----9) 향처(香處
6내처4) 설처(舌處)----10) 미처(味處)6외처
5) 신처(身處)----11) 촉처(觸處)
6) 의처(意處)----12) 법처(法處)


이 우주에 존재하고 있는 존재의 수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이것을 요약해서 분류하면 주관계(主觀界)와 객관계(客觀界)로 나눌수 있다. 주관계를 구성하는 요소가 6근[6내처]이고, 또 객관계를 이루고 있는 요소가 6경[6외처]으로서 이것을 합친 것이 12처이다. 이와 같은 분류방법은 일체 존재의 주체인 인간의 인식능력을 중심으로 구분해서 체계화한 것이다. 일체법에서 12처를 논하는 근본 목적은 역시 제법무아의 진리를 밝히는데 있다. 특히 이것은 물질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물질이 실체라고 생각하거나, 물질 가운데 실체적인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설해진다. 일체 존재를 구성하고 있는 12종의 요소에는 고정 불변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 12처에 의해서 주관계와 객관계를 모두 포섭하고, 이 모든 것들은 무상이고 무아라고 하는 것이다. 12처는 중근기(中根機), 즉 법을 이해하는 능력에 있어서 중간 수준에 속하는 사람을 위한 가르침이다.

3. 18계(十八界, dhatu)

18계의 계(界)는 dhatu를 번역한 말로서, 구성요소, 또는 영역,종류의 뜻이다. 18계란 12처 즉 6근과 6경에 6식(識)을 합친 것이다.

18계의 분류 방법은 ‘근.경.식(根.境.識)의 3사화합(三事和合)이라는 원리에서 나온 것이다. 무엇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식 기능을 가지고 있는 기관[根]과 인식의 대상[境]과 인식작용[識]의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눈을 통해서 빛깔이나 형상을 보기 때문에 그것을 식별하는 작용이 일어나게 된다. 그것을 안식(眼識)이라 한다. 귀로서 소리를 듣기 때문에 이식(耳識)이, 코로서 냄새를 맡기 때문에 비식(鼻識)이, 몸으로 무엇을 접촉하기 때문에 신식(身識)이, 마음으로 무엇을 생각하기 때문에 의식(意識)이 일어 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6식(識)이다.

이것을 아함경에서는[手聲喩經] 손뼉 소리의 비유로 설명하고 있다. 즉 “비유하면, 두 손이 서로 마주쳐 소리를 내는 것과 같다. 이와같이 눈과 빛깔을 인연하여 안식이 생긴다. (나머지 5 識도 마찬가지다)” 이 비유에서 한 손은 기관[根]과 같은 것이고 다른 한 손은 대상[境]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손뼉 소리는 식(識)과 같다. 18계의 상호 관계를 표시해 보면 다음과 같이 된다.

-18계-

6근 6경6식
1) 안계(眼界) 7) 색계(色界)14) 이식계(耳識界)
2) 이계(耳界)8) 성계(聲界)15) 비식계(鼻識界)
3) 비계(鼻界)9) 향계(香界)16) 설식계(舌識界)
5) 신계(身界)10) 미계(味界)17) 신식계(身識界)
6) 의계(意界)12) 법계(法界)18) 의식계(意識界)


18계설에서는 일체의 존재를 이와같은 18계의 요소로 분류했다. 이때는 12처의 경우와는 달리 6근과 6경을 합쳐서 객관계로 보고, 6식을 주관계로 보았다. 18계에서는 일체존재를 12처에서 보다 상세하게 분류한 것이다.

12처를 설명할 때 보았듯이 일체를 구성하고 있는 12가지 요소 모두가 실체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와 같은 요소들이 만나서 생기게 된 식(識) 역시 실체적인 것일 수는 없다. 객관세계의 모든 것, 즉 물질적인 것도 실체가 없는 것이지만, 주관세계의 것, 즉 정신적인 것도 실체가 없는 것임에 틀림없다. 비유에서 처럼 손뼉 소리를 낼 수 있는 2 손바닥도 실체(實體)적인 것이 아니지만, 실체적이아닌 그 2 손바닥이 마주쳐서 일으킨 소리 역시 실체적이 아닌 것은 명백하다. 결국 18계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체법은 물질적인 것에서도, 그리고 정신적인 것에서도 변하지 않고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18계를 설할 대상자는 물질과 정신에 모두 어두운 사람이다. 이와같은 사람은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모두를 실체적이고 영원하다고 믿는 것이다. 18계설은 이와 같은 사람을 위해 물질과 정신의 참모습을 보여 줌으로서 그것에 대한 집착을 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18계설은 하근기(下根機), 즉 법을 이해하는 능력이 가장 낮은 사람을 위한 가르침이다